우리 주변에서 비타민은 어버이날 건강을 위한 선물로, 술 마시고 난 뒤 피로 회복을 위해서, 감기약 대신으로 등등의 이유로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러 연구들에서 나오는 결과들은 이런 맹목적인 믿음을 흠집내기에 충분합니다.
비타민 B가 콩팥을 보호할까?
2010년 4월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당뇨병 합병증 중 대표적인 콩팥 합병증이 있는 2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고용량 비타민 B 치료와 위약(플라시보)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콩팥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조사한 연구였습니다.
연구자들은 비타민이 콩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을 낮추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나타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비타민 치료군에서 낮았는데도, 심근경색·뇌졸중·전체 사망률 등 모든 지표가 위약군에서 오히려 더 우월하였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비타민 B는 수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콩팥이 정상이면 소변으로 잘 배출됩니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과잉 섭취된 비타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오히려 독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좋은 것도 지나치면 해롭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특히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인의 비타민 복용은 어떨까?
비타민이 전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특정 비타민이 결핍된 상태라면 보충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D 결핍은 매우 흔하고, 엽산(비타민 B9)은 임산부에게 반드시 필요하며, 철분·비타민 B12 결핍에 의한 빈혈도 보충 치료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결핍도 아닌데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고용량 비타민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입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 가능한 비타민을 굳이 보충제로 과잉 복용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House AA et al. Effect of B-Vitamin Therapy on Progression of Diabetic Nephropathy. JAMA 2010;303(16):1603–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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